조선판 스카이캐슬 슈룹 총정리
2022.10.15일부터 tvN과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극본 박바라, 김형식 연출의 드라마다.
2018년 JTBC에서 방영된 스카이 캐슬의 조선판으로 봐도 무리가 없겠다.
대치동은 궁으로, 명문가의 아이들은 왕세자들로, 사모님들은 중전과 후궁 그리고 대비 등으로 시대를 바꿨다.
현재 3회까지 방영, 오늘자로 4회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관심이 뜨겁다.
제목인 슈룹은 얼핏 우리말이 아닌 것 같지만 우산의 옛말이다.
드높은 궁궐 담 너머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 사고를 막고 다니는 누군가...슈룹은 그런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보면 우산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전이 쓰고다니는 지우산, 그리고 누군가의 방패가 되어주는 우산... 그 누군가는 왕자들, 우산은 분명 중전이겠지만...
500년 전 왕실 로열패밀리의 특별한 교육법과 궁중의 암투, 치열한 왕실 교육 등을 보여줄 드라마다.
출연
임화령 역(김혜수)
명부수장인 중전. 완벽한 세자와 사고뭉치 왕자들(성남 대군, 무안 대군, 계성 대군, 일영 대군)의 어머니.
기존의 기품있고 우아한 중전 이미지를 떠올리고 드라마를 본다면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버선 위 맨살이 보일 만큼 열정적으로 뛰어다니고, 시어머니인 대비와는 대놓고 맞짱을 뜬다.
대비 역(김해숙) 중전을 내쫓은 후궁으로서 아들을 왕으로 만든 대단한 엄마. 손자 보다 아들이 우선이고 중전 보다 더 주목받고 싶어 하는 여인. 중전도 마음에 안 들고 왕자들은 사고만 치지만 완벽한 세자 때문에 간신히 참고 있다. 그러나 인내심의 한계치에 다다랐다.
세자 역(배인혁) 제왕의 재목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세자다. 학문도 깊고 무예도 출중하여 존재만으로 화령의 방어막이 되어주는 인물. 그러나 병약하여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성남 대군 역( 문상민) 화령의 차남. 시놉에 공개된 프로필은 건방진 애물단지. 다른 왕자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가장 중요한 인물로 대두될 것 같다.
황귀인 역(옥자연) 아버지가 영의정이고 후궁 중에 가장 대비의 총애를 받고 있다.
잘 못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인물. 화령에게 중전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아들인 의성군에게 세자 자리를 찾아주고 싶어 한다.
이호 역( 최원영) 서자 출신으로 왕이 된 인물. 백성을 아끼는 성군이지만 여색을 밝히고, 여러 자식들을 두루 챙기며 교육에도 관심이 높다.
의성군 역(강찬희)
황귀인의 장남. 강한 자에겐 약하고 약한 자에겐 강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을 고결하다고 생각하여 천한 것들은 인간 취급도 안 한다. 세자 자리가 바로 내 자리라는 생각으로 늘 불만에 차있다.
슈룹 감상 후기
제목인 슈룹은 우산의 옛말이다.
사극에서 우산이 등장하는 경우는 극히 적기 때문에 전통 우산이 있었을까 하겠지만 우려와 다르게 지우산이라는 엄연한 한국의 전통 우산이 있었다. 흔히 지우산이라면 일본 우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엄연히 우리의 전통 우산이고,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우산장도 존재한다. 지우산은 대나무살에 들기름을 먹인 한지를 발라 만드는 우산으로 80~100번의 공정을 거친다고 한다. 한지로 만들어서 얼마나 방수가 되겠냐 생각하겠지만 웬만한 큰비는 막을 수 있다고 하니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 슈룹에서의 우산 씬은 한복과 잘 어우러져 무척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한다.
특히 3회에서 비 내리는 밤, 계성 대군을 대동하고 궐 밖으로 나간 김혜수의 의상은 지우산과 빗방울 등이 어우러져 명장면을 연출했다. <미스터 션샤인의> 비 오는 날 구동매가 아씨의 치맛자락을 잡은 씬과 비견할 만하다. 당의가 아닌 한복은 기품 있고 우아했으며 옥비녀는 물론 계성 대군에게 건네는 금비녀까지 시선이 계속 갈 만큼 아름다웠다. 고운 복색으로 담장 아래 주저앉은 임화령, 그녀가 올려다보는 하늘에서 무심하게 떨어지는 빗방울.
김혜수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사극 연기와는 안 어울릴 것 같은 독특한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기존의 사극들은 어투나 어조가 이미 정해져 있고, 캐릭터도 그 시대 사람으로 정해져 있는데 김혜수의 연기는 좀 색다르다. 사극에 안 어울려 하면서 보는데 이미 몰입해서 보고 있고, 사극과 안 어울리는 연기가 나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임화령이라는 캐릭터는 바쁘고 거침없는 현대판 엄마를 보는 것 같다.
임화령이 왕자들에게 말할 때 "엄마가 할게"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엄마... 사극에서 엄마라는 말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퓨전사극에서 조차 보통은 "이 어미가 합니다", 또는 "내가 합니다" 정도였지 엄마는 본 적이 없다.
슈룹의 제작진은 고증을 했을지 몰라도 작가는 고증이고 나발이고, 궁중 용어고 나발이고 무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자유롭게 쓰고 있는 것 같다ㅋㅋ 배경만 조선의 궁이고 나머지는 몽땅 작가가 만든 허구라 보면 되겠다.
보편적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문화적 관습들까지 몽땅 배제하고 쓰는 용기에 일단 박수를!
사극에는 반드시 따르는 고증에 관한 비난의 화살은 제작진이 받겠지만...
2,3화에서 계성 대군의 특별한 성향이 나온다.
은밀한 장소에서 은밀하게 여성처럼 화장을 하고 여성 복장을 한다.
계성대군의 산책길을 뒤쫓던 중전은 이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고 "저 사실을 알게 되면 계성 대군은 쫓겨날 수도 죽을 수도 있어"라는 독백을 한다.
그런 위험한 지경이라면 상식적으로 그 현장을 빨리 없애고 계성 대군에게 조심할 것을 말했어야 한다고 본다.
작가는 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나는 다른 갈등 상황을 고민했어야 한다.
그러나 작가는 그 현장을 그대로 둔 채 걱정만 하다가 대비에게 발각되고, 결국 왕에게까지 발견될 직전까지 몰고 간다. 이 플롯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이 드라마 전체는 왕자들에게 말해야 할 말을 하지 않고 계속 위기 상황을 만들고 있다. 그렇다 보니 어린 정조도 알았을 궁궐의 위험성을 슈룹의 왕자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바보들이 되어있다.
청소년기의 왕자들인데 궁궐의 위험성을 모르고 매번 철없이 행동하고, 중전은 그런 왕자들에게 위험을 설명하지 않고 그저 그들이 일으킨 사건, 사고를 해결하기 바쁘다.
이 드라마의 답답함은 여기에 있다.
여색을 밝히는 왕으로 표현된 만큼 왕자들이 아주 많다.
그럼에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라는 드라마에서는 주연급 왕자들이 대거 출연했던데 반해 슈룹은 연기력이나 인지도면에서 눈에 띄는 왕자는 없다.
슈룹에는 김혜수만 있다.
그러나 괜찮다.
김혜수의 연기와 의상,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덴마크 영화 토스카나 (12) | 2022.10.27 |
---|---|
영화 모비우스 줄거리 및 결말 (8) | 2022.10.24 |
넷플릭스 20세기 소녀 줄거리 및 결말 (8) | 2022.10.21 |
재밌는 영화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 (3) | 2022.10.19 |
가을에 보면 좋을 넷플릭스 영화 북 오브 헨리 (3) | 2022.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