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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재밌는 영화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

시대를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영화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탄생!

 

2022.5월에 개봉한 에릭 베스나르(Eric Besnard) 감독의 작품으로 상포르 공작 밑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망스롱이  해고되어 낙향하면서 인권을 찾고 자유를 찾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주요 스토리는 망스롱이 최초로 프렌치 레스토랑을 개업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프랑스혁명 당시 사회 모습과  변화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또한  프랑스 혁명의 성공에 발맞추어 망스롱이 귀족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인권을 회복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아름다운 프랑스 전원에서 요리의 역사를 바꾼 프렌치 레스토랑의 탄생하는 순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딜리셔스, 망스롱과 루이즈

 

 

출연

피에르 망스롱 역(그레고리 가데부아)

루이즈 역 (이자벨 카레)

상포르 공작 역(벤자민 라베른)

자코브 역(크리스티앙 뷜리에트)

 

 

줄거리

망스롱은 상포르 공작 밑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주인 상포르 공작이 파리의 귀족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던 날, 망스롱은 열정에 넘쳐 새로운 요리를 대접한다.

칭찬 일색이던 귀족들 앞에 망스롱이 선다. 성직자가 "이 요리는 무엇으로 만들었나?"라고 묻자 망스롱은

트러플을 곁들인 감자 요리라 대답한다. 성직자는 귀족한테 뿌리채소를 먹일 생각을 하냐며 음식을 집어던진다.

그러자 칭찬 일색이던 귀족들도 말을 바꿔 이구동성으로 망스롱의 요리를 비난하고 모욕한다.  상포르 공작은 사과할 것을 요구하지만 망스롱은 끝내 거절하고 아들 뱅자맹과 아버지가 살던 시골집으로 귀향한다.

 요리에 대한 열정을 잃고 상포르가 다시 불러주기만을 기다리던 망스롱 앞에 요리를 배우고 싶다며 루이즈라는 여자가 찾아온다. 거절하고 돌려보내려 했지만 그녀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수습직원으로 받아들인다.

뱅자맹과 루이스는 돈을 받고 음식을 팔자며 적극적이지만 망스롱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루이즈와 함께 요리하며

점점 열정을 되찾아가는 망스롱.

 상포르 공작이 방문하기로 한 날이 다가오고 함께 살던 자코브가 사로고 목숨을 잃고, 망스롱은 어쩔 수 없이 음식을 준비하지만 아들 뱅자맹은 이런 상황에 요리를 준비하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항의하던 중 화재가 난다. 불을 끄느라 양손에 화상을 입은 망스롱은 루이즈의 도움으로 음식을 준비하지만 상포르는 방문 계획을 멋대로 취소한다. 루이즈가 상포르를 독살하려던 계획이 들통나고 루이즈의 정체를 알아버린 망스롱. 루이즈에게 떠나라고 말한 후 낙마 사고로 의식을 잃고 만다. 루이즈의 간호로 깨어나고, 뱅자맹과 루이즈의 설득에 본격적으로 식당을 열기로 마음먹는다.

 망스롱의 주막은 소문을 타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상포르가 다시 방문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루이즈는 복수를 억누르며 수녀원으로 떠나버리고 만다. 

상포르를 찾아간 망스롱은 자신의 식당을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정부와 단둘이 방문하겠다는 상포르의 대답을 듣고, 망스롱은 루이즈를 찾아간다. 과거 남편을 죽인 자, 상포르게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데려온다.

드디어 주막을 찾은 공작과 정부.

그러나 이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식당 안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전채요리인 딜리셔스를 맛보는 순간 루이즈의 얼굴을 발견한 상포르는 음식을 뱉어버리고 그녀를 협박한다.

루이즈는 이에 굴하지 않고 상포르의 잘못을 되짚으며 황제에게 고하겠다고 말하는 팽팽한 기싸움의 순간에 식당안 사람들이 같은 눈빛으로 상포르를 주시하고 있다.

특권층처럼 굴지 말라는 누군가의 목소리, 뒤이어 루이즈가 귀족의 상징 같은 상포르의 백색 가발을 벗겨버린다.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하고 쫓기듯 도망치는 상포르...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 앞에서 망스롱과 루이즈는 키스를 하고, 식당 입구엔 '딜리셔스'라는 간판이 바람에 살랑이고, 식당으로 향하는 마차 몇 대가 보이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감상 후기

 

영화는 '18세기 프랑스, 백성들은 먹을 게 거의 없었지만 귀족은 요리로 지루함을 떨쳐내고 위엄을 자랑했다'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망스롱이 귀족들 앞에 서서 감자와 트러플로 그들의 비난을 받는 장면은 이 상황을 분명히 보여준다. 감자는 당시 유럽에서 먹으면 한센병이 걸린다는 악마의 식물로 기피하는 식재료였다. 감자나 트러플이나 땅속에서 채취하는 식물이고, 성직자가 감히 땅속 식물을 귀족에게 먹이냐는 대목에서 식재료에서 조차 특권의식에 사로잡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프랑스는 소수의 귀족, 성직자들만이 별도의 특별 신분을 구성하고 국민의 90%를 차지한 평민층은 근로와 납세의 의무를 지녔다. 망스롱의 식당이 잘 나갈 때 

상포르의 하인이 와서 많은 세금을 탈취해가는 장면도 나온다. 망스롱이 화려한 음식들을 만들어낼 때

식당 주변에는 굶주린 아이들이 모여들고 빵을 훔쳐가기도 한다. 상포로 공작 중심으로 보여주는 화려한

생활이나 사치스러운 음식들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시 프랑스에선 주막이나 역참에선 나그네에게 간단한 식사를 제공했으나 집 밖에서 음식을 먹는 일은

드물었다고 한다. 망스롱의 아들 뱅자맹은 책을 많이 읽는 인물로 나오는데 대사 중에 루소의 사상에 관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는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인물로 보인다.

루소의 사상이 프랑스혁명 사상의 기초가 된 점을 상기해보면 뱅자맹이 아버지가 귀족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아버지의 요리를 만들어 팔자고 말하는 부분은 개인으로서 자기를 찾고 평등한 권리를 찾자는

프랑스혁명의 사상을 담고 있는 대사가 아니었을까?

평민 신분으로 보이는 식당 안 손님들이 다 같이 일어나 상포르를 노려보고, 상포르에게 고함쳐서 쫓아내는 장면은 시민들이 힘을 합쳐 귀족을 몰아내는 혁명의 모습을 축소한 것 같았다.  

풍경과 다양한 음식에서 볼거리도 충분하고, 개연성 있는 전개도 괜찮고, 스토리도 재밌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뚜렷한 영화였다. 프랑스 전통 음식에 대한 접근은 거의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에 본 영화 중에 가장 완성도 높고 재밌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를 보는 중에 잠깐 ' 엥? 저건 아닌데..' 했던 부분은 망스롱이 식재료 맛을 알아볼 줄 알아야 한다며 눈 감은 루이즈에게 알아맞혀 보라는 식재료에서였다. 아니 호두, 버섯, 당근 맛을 모르는 사람이 어딨냐고ㅋ 우리나라 영화였다면 단지 버섯임을 묻는 게 아니라 버섯 종류를 묻거나 어디에서 생산된 당근이냐를 물었을 텐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