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 아니 에르노(Annie Ernaux)
아니 에르노는 1940년 9월 1일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소박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노르망디의 이브토에서 보냈으며 루앙 대학교 현대문학과에 진학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프랑스 작가이며 문학 교수이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Les Armoires vides)'으로 등단했고 1984년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다룬 '남자의 자리(La place)'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2008년 전후부터 오늘날까지의 현대사를 대형 프레스코화로 완성한 '세월들'로 프랑스어상,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텔레 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03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아니 에르노(Annie Ernaux) 작품 소개
빈 옷장(Les Armoires vides)
스무 살의 대학생 드니즈.
불법 낙태 수술을 받으며 그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자신에게 콤플렉스로 작용했던 가정환경부터 학창 시절 느꼈던 패배감들.
노동자나 다름없는 작은 식료품점과 카페를 운영하는 부모님을 둔 사람으로서 느낄 수밖에 없었던 박탈감 등등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구절들
이 여름은 아무것도 할 게 없다. 책에 취하거나 목에 쥐가 나거나 호박색 태닝 기름을 바르는 일이 전부다.
.... 인생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달콤하고 가벼우며, 슬프다. 내일 미대생이 나를 기다린다.(p.182)
나는 나 자신에게 증오만을 먹였다. 모든 것을 등지고 버텼다. 내 문화는 싸구려다 나는 이제 한 곳에 모인 내 불운 속에
코를 처박기만 하면 된다. 문학, 그것조차도 빈곤을 나타내는 하나의 증상이다. 자신이 속한 세계에 거 벗어나기 위한
고전적인 방법.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가짜다. 내 진짜 본성은 어디에 있는가?
그가 꼭 내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일반적인 것을 말한 것인데 나는 자신의 무가치함을, 하찮음을 느낀다(p.200)
남자의 자리(La place)
1967년 아버지의 죽음을 접하고 15년이 지난 1982년에 집필을 시작한 일종의 비망록이다.
이야기는 누군가의 아버지로 살아왔던 한 남자의 삶을 되짚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지식인데 대한 막연한 경외감과
열등감을 품고 살아온 남자는 많이 배운 딸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믿으며 희생을 자처한다.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아버지와 멀어져 가는 딸과 가난한 노동자였다가 소상인이 된 남자가 상류층으로 편입한
딸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간극을 작가는 담담하고 객관적으로 그렸다.
이 책은 우리의 아버지와 닮아있고, 우리 사회와도 비슷한 면이 있어서 감정이입이 되었던 작품이다.
가슴이 먹먹해져서 오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작품이다.
알고 있지만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고, 존재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고 뚜렷하게 존재하는 그 무엇을 인정하기 싫어서다.
아니 에르노(Annie Ernaux), 노벨상 선정 이유
아니 에르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개인적 경험을 통해 사회 구조를 파헤친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그녀는 판단, 은유, 소설적 비유가 배제된 중성적인 글쓰기를 주장한다.
표현된 사실들의 가치를 객관적인 문체를 구사하여 객관적 시각을 유지한다.
스웨덴 한림원은
"개인적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구속의 덮개를 벗긴 용기와 꾸밈없는 예리함을 보여줬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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