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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영화 해리건씨의 전화기 줄거리 및 리뷰(약간의 스포)

by 데이터S 2022. 10. 17.

넷플릭스 영화 해리건씨의 전화기(Mr. Harrigan's Phone)는 어떤 영화?


스티븐 킹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2022.10.5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미국 영화다.
<블라인드 사이드>, <파운더>등을 연출한 존 리 핸콕이 감독을 맡았다.

아버지와 쓸쓸하게 살아가는 한 소년이 노령의 억만장자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을 시작하고 우정을 쌓아가던 중 둘 사이에 스마트폰을 통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해리건씨의 전화기&#44; 크레이그가 해리건씨의 무덤 속 소리를 듣고있다
영화 해리건씨의 전화기

 

출연

크레이그 역(제이든 마텔) 현재 19세의 미국 배우로 <세인트 빈센트>, <미드나잇 스페셜> , 2017년 영화
<그것>에서 빌 역으로 출연했다.
해리건 역(도날드 서덜랜드) 캐나다의 배우로 <특공대작전>, <콜걸>등에 출연했다.
하트 선생님 역(커비 하월뱁티스트) 영국 배우로 <러브>, <굿 플레이스>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줄거리

메인주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엄마 없이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년 크레이그는 어느 날 교회에서 만난
노령의 억만장자 해리건씨에게서 책을 읽어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엄마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는 크레이그는 힘들어하는 아버지에게도 마음을 터놓을 수가 없다.
5달러에 혹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인 해리건씨를 의지하고 좋아하게 되면서 점점
그 일에 재미를 느낀다.

어느덧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크레이그.
학교에선 잘 나가는 아이들이 삼성폰과 아이폰을 가진 사람으로 나뉘어 어울린다.
해리건씨는 생일과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에 1달러짜리 복권을 선물하곤 했는데 어느 날 크레이그는
삼천 달러에 당첨되고 그날 아빠는 크레이그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한다.
크레이그는 복권 당첨금으로 해리건씨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한다.
스마트폰을 반대하는 입장이던 해리건씨에게 크레이그는 차근차근 스마트폰의 기능을 설명해준다.
실시간으로 주식 현황을 보는 것부터 신문보다 하루 빠르게 뉴스를 볼 수 있다는 점등...해리건씨는 이 부분에
놀라워하지만 뒤이어 무분별한 정보라든지 가짜 뉴스, 악플 등의 부작용을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통찰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해리건씨는 왜 이 아르바이트를 했냐고 크레이그에게 묻는다. 크레이그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고 책 냄새가 좋아서라고 말한다. 시간이 쌓여온 만큼 깊은 유대감과 우정이 생긴 두 사람.
크레이그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이야기하고 해리건은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여러 조언의 말들도 해준다. 해리건씨에게 자신의 번호를 입력해주고, 해리건씨가 좋아하는 <Stand By Your Man>을 벨소리로 지정해주기도 하며 둘은 다정한 시간을 보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책을 읽어주기 위해 해리건씨의 집을 방문한 크레이그, 그러나 늘 앉아서 듣던 그 의자 위에서 해리건씨는 죽어있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크레이그는 아빠에게 사실을 알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두 도시 이야기'의 일부분을 읽어준다.
슬픔에 잠긴 크레이그는 장례식에서 가장 늦게까지 남아 헤리건씨의 안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어준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크레이그는 해리건씨를 몹시 그리워한다.
그럴 때마다 해리건씨에게 전화를 하거나 메시지를 남기는데 놀랍게도 그때마다 답장이 온다.
해리건씨가 살아있다고 생각한 크레이그는 아버지에게 말하지만 부검까지 했었다는 말을 듣게 되고, 해리건씨에게 앙심을 품을 만한 사람을 찾아가지만 그는 이미 죽고 없었다.

평소 크레이그를 못마땅해하던 같은 학교의 케니가 마약 거래를 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 일로 케니는 퇴학을 당하는데 밀고자가 크레이그라고 생각한 케니는 찾아와 폭력을 행사한다.
우연인지 케니는 지붕에서 떨어져 죽게 되는데... 뭔가 이상한 크레이그는 하트 선생님에게 유령을 믿냐고 묻자
할머니에게서 들었다며 죽은 사람은 함부로 부르는 게 아니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한다.
그 길로 스마트폰을 옷장 속 깊이 숨겨두는 크레이그, 또 한 번의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해리건씨는 과연 살아있는 것일까? 크레이그의 선택은 무엇일까?


해리건씨의 전화기 감상후기

뭔가 신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은 제목부터 맘에 들었고, 내용도 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거의 다 갖춘 영화였다. 뒤로 갈수록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유령이니 뭐니 하는 대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너무 재밌어서 꼼짝도 않고 봤다.
일단 주연을 맡은 제이든 마텔... 어느 영화에서 봤는지 무척 낯익고 반갑다. 내가 저 배우의 분위기를 좋아했었구나 새삼 깨닫는다. 아역배우 같은데 벌써 19세라니...
크레이그는 5달러에 혹해서 책을 읽어주기로 하지만 날이 거듭될수록 점점 해리건씨를 좋아하고 둘 사이에는 특별한 우정이 쌓인다.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 그 일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도 좋고, 책을 읽어줌으로써 크레이그도 내적으로 큰 성장을 한다. 또래의 아이들과 많이 다르게 아는 것도 많고 생각이 깊다.

 

해리건씨가 보는 세상과 크레이그가 보는 세상은 다르다.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해서 성공을 거둔 노령의 사업가, 디지털 시대가 더 익숙한 어린 크레이그가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며 소통한다. 쓸쓸함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서로 의지하며 감정을 교류한다.

크레이그가 아이폰의 기능을 알려주는 장면이라든지 해리건씨가 알고 있는 지식을 크레이그에게 이야기해주는 장면은

할아버지와 손자처럼 다정하다. 때로는 친구처럼 세상 이야기도 하면서 그들의 시간은 평화롭다.
창가 쪽 의자에 해리건씨가 앉아있고 맞은편에는 크레이그가 앉아 있다. 창문으로 쏟아져내리는 햇볕은 따스해 보인다. 해리건씨가 같은 의자에서 생을 마감할 때 크레이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찰스 디킨스가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쓴 역사소설인 '두 도시 이야기'의 명문장을 읽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좋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믿음의 세기이자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면서도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 앞엔 모든 것이 있었지만, 또 한편으론 아무것도 없었다. 

우린 모두 천국으로 가는 중이면서도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해리건씨의 죽음을 계기로 영화는 갑자기 스릴러로 전환된다.

그리움이 지나쳐 스마트폰을 통해 계속 연락이 오고, 크레이그의 감정을 따라 살인까지 일어난다.

크레이그에게 해가 되는 자는 모두 죽는다는 식으로..

작가는 이 상상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과거에 집착하지 마라? 혹은 문명의 이기에  대한 경고를 하고 싶었던 걸까?

우정을 쌓고 좋은 관계였던 두 사람을 대신 복수해주는 사람으로 전락시킨 것 같은 찜찜함은 뭘까?

아무리 생각해도 오래 추억하고 싶었을 시간들을 죽음으로 얼룩지게 만들어 더 이상 추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들로 만든 건 어리석은 선택인 것만 같다. 

스티븐 킹씨 당신의 상상이 때로는 별로일 때가 있군요?

상상력이 빈곤한 예비 작가들에게는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