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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풍 힌남노, 한가운데서 보다

태풍이 지나는 자리에서의 목격은 처음


여기는 거제
새벽 5시경에 온다던 태풍은 새벽 3시부터 5시 정도까지 거제도를 습격했다.
공장 기계음 같은 거대한 바람 소리가 바닥에 깔리고 그 위로 우리가 아는 거친 바람소리가
중첩된다. 양동이로 물을 들이붓는 것 같은 빗소리 위로 우리가 아는 후두두둑 쏟아지는 빗소리가 중첩된다. 이게 바로 태풍의 소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에서 보내는 나로서는 충격적인 경험이었고,
안전한 아파트 안에서조차 무서워서 창문 근처로 다가가지 못했다.
5층 높이까지 자란 비교적 굵은 나무들이 줄기 아래까지 거의 바닥에 눕듯이 갈대처럼 흔들렸다.
바람소리가 조금 잠잠해질 때쯤 폭풍의 언덕 워터링 하이츠를 상상하며 겨우 잠이 든 것 같다.

——————-이것은 극적 반전이다.

거짓말처럼 청명한 아침.
저러다 곧 뽑히겠다 싶던 나무가 아침까지 멀쩡한 걸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디선가 매미가 우는 소리도 들였는데 “어? 쟤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지?”라는 말도 저절로 나왔다.
초저녁부터 잠이든 동생이 “태풍 심하다더니 조용히 지나갔네”라고 말하며 나왔을 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나는 알고 나는 목격한 힌남노의 위력…
일찍 잠든 자, 언론은 모두 헛소리였다 말하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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