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넷플릭스 영화 노웨어(Nowhere, 2023) 줄거리 결말 후기

스페인 영화 노웨어 기본정보

넷플릭스 영화 <노웨어>는 스페인 알베르트 핀토 감독의 생존, 재난 영화로 2023.9.14일에 공개되었다.
러닝타임 109분, 관람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다.
'어디에도 이런 곳은 없다'는 의미의 이 영화는 전체주의 국가의 탄압을 피해 화물선 컨테이너에 갇힌 채 바다에 표류하게 된 여자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좇으며 생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는 순간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왜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출연진

아내 미아 역(아나 카스티요)
남편 니코 역(타마르 노바스)
토니 코르비요, 마리암 토레스, 이리나 브라보, 빅토리아 테이헤이

 

줄거리

전체주의 국가 스페인이 유럽의 기초 자원 부족 대책을 시행한 지 7개월이 지나고, '약육강식' 정책이 발효됐지만 자원의 균형 없이 약자가 살아남기는 스페인은 물론 주변국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 특히 임산부와 어린아이들은 정부군이나 강자에 의해 죽거나 죽거나 혹은 돈을 주고 밀항을 해서 탈출하거나 하는 상황이다.


아이를 잃은 부부 니코와 미아는 밀항을 하기 위해 정부의 감시를 피해 컨테이너 박스에 오른다. 그러나 너무 많이 탔다는 이유로 강제로 분리된 부부, 만삭인 미아는 남편과 분리되자 더더욱 불안해진다. 다행히 스마트폰으로 연락은 되는 상황, 겨우 진정한 것도 잠시 항구에 가까워지자 정부군의 단속이 시작된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고 서두르는 운전사를 수상하게 여겨 컨테이너 박스를 열자 평범한 상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컨테니어 안은 가벽으로 분리된 상황, 군인은 샅샅이 조사를 한다. 불안을 감지한 미아는 컨테이너 안에 놓인 커다란 상자 위로 올라가 몸을 숨기고 나머지 사람들은 군인들이 총을 난사해 몰살당한다. 신음 소리조차 내지 못하던 미아는 겨우 살아남고, 군인들이 살해현장을 물로 씻어낸 후 그녀가 갇힌 컨테이너는 배에 실린다. 스마트폰으로 겨우 남편에게 위험하니 몸을 숨기라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남편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다.
얼마나 지났을까.
폭풍우에 흔들리는 배, 이리저리 나뒹굴던 미아는 구멍으로 선원들을 보지만 아무리 소리쳐도 듣지 못 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그리고 벽에 머리를 부딪쳐 기절한다. 미아가 깨어났을 때 컨테이너 안은 물이 차오르고, 구멍으로 보이는 건 망망대해와 떠다니는 몇 개의 컨테이너였다.


상황을 파악한 미아는 컨테이너 안 상자들을 열어본다. 타파웨어 몇 상자, 이어폰 한 상자, 후드티셔츠 한 상자와 항구에서 죽은 여자가 남긴 가방이 전부다. 다행히 가방 안에는 통조림 한 개와 물 한 병, 테이프, 드릴, 휴대용 나이프, 손전등 등 제법 쓸 만한 물건들이 들어있다. 벽에 테이프를 붙여 한계점과 날짜를 적어나가는 미아. 
테이프로 물이 들어오는 구멍을 막아보지만 소용없고 아무짝에 쓸모없어 보이던 타파웨어의 고무패킹을 잘라 구멍을 막는 데 성공한다. 젖은 옷 대신 후드를 꺼내 입고 통조림 약간과 물 약간을 마시며 버틴 지 일주일째 미아는 점점 생존의 의미를 잃어간다.

겨우 연결된 남편과의 통화에서 남편이 구하러 올 거라는 희망으로 버티지만 그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휴대용 나이프로 자결하려는데 사산된 줄 알았던 뱃속의 아이가 다시 태동을 시작한다. 다시 살고자 하는 미아, 그러나 매일 매 순간 극한의 상황이 찾아오고 다시 폭풍우에 흔들리며 고무 패킹도 풀리고 컨테이너엔 다시 물이 차오른다. 신은 희망과 절망을 한꺼번에 준다고 했던가.
미아는 폭풍우 치는 날 차오른 물속에 서서 출산을 한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고 미아는 다시 한 번 살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운다. 나날이 수위는 높아지고, 먹을 것은 없고 물 마저 떨어져 자포자기하던 중 미아는 배고픔에 타파웨어에 보관한 태반을 날것으로 먹는다. 총구멍으로 겨우 새어 들어오는 한줄기 햇빛을 보며 미아는 아이에게 바깥세상을 선물하고자 드릴로 천장을 뚫기 시작한다. 절반쯤 뚫었을까 드릴은 망가지고 다시 절망, 휴대용 나이프에 달린 톱으로 손바닥이 다 까지도록 나머지 작업을 하지만 한쪽 모서리를 뚫지 못하고 부러지고 궁여지책으로 로프를 감아 체중을 실어 철판을 당긴다. 그리고 쏟아지는 햇볕.... 이제 드디어 바깥세상이다. 

 

결말

고립 23일째를 넘어 한계에 이른 시점 미아는 컨테이너 위로의 탈출에 성공한다. 햇볕이 내리쬐는 위에서의 생활은 그나마 좀 낫다. 후드티로 만든 오염된 기저귀를 바다로 던지자 물고기들이 모여든다. 그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른 미아는 이어폰줄을 엮어 어망을 만든다.

상자를 떼어내 아이 요람을 만들고 물고기 사냥에도 성공하며 날고기로 연명한다. 그리고 극적으로 연결된 남편과의 통화. 그는 미아를 구하기 위해 밀항하던 중 총에 맞아 숨어있다고 한다. 남편은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남편을 잃게 된 상실감으로 절망이 찾아오자 또 희망이 보인다. 갈매기가 있다는 건 항구가 가깝다는 이야기, 미아는 힘을 내지만 상황은 그녀를 더욱 극한으로 몰아간다. 컨테이너박스 마저 물속으로 가라앉는 상황. 
아기의 요람에 끈을 묶어 겨우 매달린채 표류하는 그녀. 힘을 잃어가자 비상식량으로 챙겨둔 날생선을 하나씩 바다에 버린다. 그러자 몰려드는 갈매기떼
마침 고기잡이 중이던 부녀가 갈매기떼가 모여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이를 구조한다. 
"이 아이의 가족은 어디있을까요?" 하는 순간 손에 잡고 있는 끈을 내려다보는 여자.
끈을 당기자 물속에서 미아가 끌려나온다.
오랜 인공호흡 끝에 깨어난 미아.
"걱정 말아요. 이곳은 안전해요."
그제야 안도의 숨을 쉬는 미아.

후기

주인공인 아나 카스티요(Anna Castillo)는 30대 중반 정도로 보였는데 알고 보니 1993년생으로 29세이다. 29세에 이런 연기를 한다고? 이 영화는 아나 카스티요의 원맨쇼를 보는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긴 영화를 홀로 이끌어가는 것도 놀랍지만 물속에 선 채로 출산하는 장면이나 수유 장면, 배고픔에 태반을 먹는 장면, 날생선의 배를 뜯어먹는 장면 등 충격적이고 놀라운 장면을 29세의 배우가 어색함 없이 연기했다는 게 더욱 놀랍다. 보통 영화가 스토리에 강약이 있다면 이 영화는 숨 돌릴 틈도 없이 강강이 이어진다. 이게 클라이맥스겠다 싶으면 더 큰 극한 상황이 쉴 틈 없이 계속된다. 저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싶을 만큼 고통과 고난이 몰아친다.
'무엇이 인간을 살게 하는가'하는 물음을 던져 본다.
이 영화에서는 희망인 것 같다. 남편과 분리되었을 땐 남편을 만나고자 하는 희망, 홀로 표류할 때는 남편이 구하려 오겠지 하는 희망, 이제 다 포기해야지 하는 순간에 신은 아이를 선물로 보내준다. 그리고 어떻게든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 모성애는 새로운 희망이 된다. 
생존 본능은 어디까지 인가.
한계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건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누군가는 일찌감치 스스로 생명을 끊기도 하고, 누군가는 인간의 존엄성까지 무시하며 끝까지 살아남기도 하니까. 미아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태반을 먹을 때 살짝 불안했지만 다행히도 미아는 아이를 다치게 하지는 않았다. 날생선의 배를 뜯을 때는 먹는 방법의 문제일 뿐 뭐 우리도 회를 먹으니까. 뱃살이 맛있다는 건 어떻게 알아서 배부터 뜯지? 싶었다.ㅋ
 조금 보다가 재미없으면 그만 봐야지 했다가 몰입감에 끝까지 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