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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쇼킹한 영화 더 원더 줄거리 및 결말 (스포 주의)

넷플릭스 영화 더 원더 정보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시대극, 드라마
국가:영국, 아일랜드 108분
공개일:2022.11.16
스트리밍:넷플릭스
등급:15세 관람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룸>의 작가 엠마 도노휴의 소설 < The Wonder>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다.
엠마 도노휴가 직접 각색에 참여하고 <글로리아>의 세바스티안 렐리오 감독이 연출하였고, <제47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제66회 런던 국제 영화제>, <텔루라이드 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되었다.
4개월 동안 물 이외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소녀가 건강하게 생존해 기적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끔찍한 반전과 강한 여운이 남는 영화, 올해 꼭 봐야 할 영화다.

등장인물

감독: 세바스찬 렐리오(Sebastian Lelio)
리브 라이트역(플로렌스 퓨 Florence Pugh) 1996 영국 출생, 2014년 영화 <폴링>으로 데뷔
성녀로 불리는 소녀 애나를 조사, 관찰하기 위해 영국에서 아일랜 드로 초청된 간호사다. 과거에 아이와 남편을 잃은 아픔을 갖고 있
다.
애나 오 도넬 역(킬라 로드 캐시디 Kila Lord Cassidy) 2009년 출생(13세)
4개월 동안 물만 마시고 건강하게 생존하여 기적의 증거로 떠오른
소녀.
윌리엄 번 역(톰 버크 Tom Burke) 영국
사실을 파헤치고 전달하려는 의식 있는 기자. 한꺼번에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갖고 있다.
로살린 오 도넬 역(일레인 캐시디 Elaine Cassidy)

더 원더 줄거리

대기근의 어두운 그림자가 영국 곳곳에 드리운 1862년, 간호사 라이트는 영국을 떠나 아일랜드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라이트는 과거 전쟁터에서 일한 적 있어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경험했고, 자신의 아이와 남편까지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숙소에 도착한 라이트는 위원회의 부름을 받는데 애나가 4개월이나 먹지 않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2주간 관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라이트는 4개월간 먹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건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처음부터 믿지 않는다.

애나의 집에 도착한 라이트.
소문을 듣고 애나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귀한 아이이고 기적이라 말한다. 라이트는 장기 금식의 위험성을 말하며 먹어도 된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지만 아이는 안 먹어도 배부르다고 거절한다. 생각보다 건강하고 혈색도 좋은 애나를 보고 온 후 라이트는 몰래 음식을 먹는 아이를 관찰하라는 거냐며 화를 낸다.

다음날 함께 관찰하는 수녀님과의 교대시간에 맞춰 애나의 집을 찾은 라이트는 오 도넬 가족의 가족사진을 보고 있다. 그림 속 남자 아이의 눈 색깔이 다른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는데 엄마는 자신이 아들의 눈 색깔을 다르게 칠했다며 아들은 집을 떠난 게 아니라 일찍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한다.
애나는 라이트에게 아기 예수와 결혼한 성녀 카탈리아 이야기를 하며 누구나 선택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오늘도 애나의 몸상태는 좋고 건강하다.
열심히 음식을 먹고 있는 라이트에게 윌이 다가온다. 애나를 인터뷰하기 위해 런던에서 왔다는 그는 영국에서 간수 노릇을 하러 온 거냐며 비꼰다.

애나는 라이트에게 손을 내밀어 잡더니 잠이 든다. 그 사이 작은 성모상 속에서 머리카락 뭉치를 발견한 라이트. 애나가 깨자 오빠의 머리카락이냐고 묻는다. 이어 어머니도 힘들어하냐고 묻자 애나는 슬픔은 신의 삽이라는 말을 한다. 삽은 땅을 고른다고...
애나는 연옥에 있는 영혼들은 죄를 씻기 위해 불타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라이트가 오빠는 천국에 갔냐고 묻자 알 수 없다고 답하는 애나.

다음날 라이트가 애나의 집을 다시 찾았을 때 가족들이 애나를 붙잡고 기도 중이다. 순간 라이트는 관찰하는 동안에는 자신과 수녀님 외에는 누구도 애나에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소리치지만 가족들은 저항한다. 가족들이 끝까지 계단에 서서 찬송가를 부르자 애나도 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이후 라이트는 사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애나와 가족들이 접촉하지 못하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라이트는 우연이 윌의 아픔을 듣게 된다. 윌이 영국으로 떠난 후 기근이 왔을 때 윌의 가족이 길거리에서 죽는 수치를 당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안에서 못을 박았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그제야 윌이 이해가 된 라이트는 이제 알았다며 사과한다. 그렇게 된 건 윌의 책임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애나에 관해 사사건건 부딪치던 둘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산책 중에 '그의 소중한 피로 얼룩졌도다'라는 애나의 기도를 주의 깊게 듣는 라이트.
그때 윌이 다가온다. 애나에게 새와 새장이 그려진 소마트로프를 준다. 애나가 새장에 갇힌 거냐고 묻자
그건 네가 결정하라고 말하는 윌. 애나는 소마트로프를 돌리며 생각에 잠긴다.
오 도넬 부부에게 애나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말하자 엄마는 우리와 떼어놓기 전에는 멀쩡했다고 화를 내고, 아빠는 애나에게 음식 주는 걸 거절한다.
라이트는 애나의 입을 벌려 강제로 호스를 주입하고 음식을 먹여보려 하지만 강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실패한다. 점점 쇠약해지는 애나.
이 와중에 윌은 서서히 살인했다는 기사를 보냈다고 한다.
애나의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앉아 윌이 준 소마트로프를 돌리고 있다.

라이트는 그동안 엄마가 음식을 씹어서 새처럼 먹인 사실을 말하자 애나는 그건 음식이 아니라 만나였다고 말한다. 라이트는 그것은 음식이었다고 정정해주며 왜 음식을 먹지 않냐고 묻자 애나는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애나는 9살 때 밤중에 오빠와 결혼을 했다고 한다. 너는 내 여동생이자 와이프고 이건 두배의 사랑을 주는 거라며 몹쓸짓을 한 대가로 오빠가 벌을 받았으며 지금 그의 영혼이 지옥불에 타고 있어 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든 게 확실해지자 라이트는 위원회에 보고를 한다.
엄마의 입을 통해 애나에게 음식을 공급해왔고, 현재 모든 음식을 끊은 상태인 애나는 그대로 두면 곧 죽을 거라며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위원들의 윌의 기사를 비판하고 라이트를 데려온 건 실수였다고 한다. 수녀에게 증언을 요구하지만 본 것이 없다는 말만 할 뿐. 결국 애나에게 직접 묻기로 한다.
퀭한 모습으로 휠체어에 탄 채 들어오는 애나.
애나는 엄마가 준 음식이 아니라 하늘에서 온 만나를 먹었다고 말한다. 그저 계속 관찰을 명하는 위원들에게 라이트는 애나가 죽을 때까지 돌보겠다는 말을 내뱉는다. 가증스럽게도 사제는 애나에게 회복되길 기도한다고 말한다.

오 도넬 가족이 저녁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비운 어느 날
라이트는 애나를 부축해 집을 나온다. 라이트는 네가 죽으면 아무 일도 겪지 않은 새로운 아이로 깨어나는 거라며 그 아이 이름을 뭘로 하면 좋을지 묻는다. 애나는 '낸'이라 말하고 눈을 감는다. 의식이 없는 애나를 낸이라 부르며 흔들어 깨우는 라이트. 죽은 듯 보였던 애나가 눈을 뜬다. 낸으로...

다시 애나의 집으로 가 애나의 침실에 불을 붙이는 라이트.
활활 타오르는 집을 뛰쳐나오는 라이트.

위원회가 소집됐다.
라이트는 애나가 죽기 전까지의 증상을 차례로 기록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기적을 없앤 증거로 고발당할 뻔했지만 결국 위원회는 라이트에게 조사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라는 지시를 한다. 라이트의 화상을 치료해주던 수녀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미사 중간에 나왔다가 말을 타고 애나와 함께 떠나는 천사를 봤다며 애나는 더 좋은 곳으로 갔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 묻는다.

더블린의 어느 시장 골목.
두리번거리던 라이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 건물 2층에서 창문을 두드리며 라이트를 부르는 애나를 발견한다. 비로소 어여쁜 소녀다운 복장을 한 애나가 라이트, 윌과 함께 배에 오르려고 한다.
선원이 이름을 묻자 '낸 체셔'라 답하는 애나.
여러 음식들이 차려진 식탁에 사람들과 모여 앉아 낸이 음식을 먹는다.

카메라가 이동하면 영화 시작단계와 동일한 세트장에서 한 여자가 화면을 보고 서서 인, 아웃을 중얼거리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감상 후기

영화는 시작부터 독특하다.
누가 봐도 영화 세트장 같은 골조 건축물을 배경으로 카메라가 서서히 이동하며 '이야기가 없으면 우리도 없다'는 내레이션이 나온다. 카메라는 옆 세트장으로 이동하여 아일랜드행 배에 승선해 음식을 먹고 있는 리브에게 향한다. 누가 봐도 세트장인 곳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저건 분명 세트장이다, 만들어진 이야기다 인지하는 것도 잠시 우리는 이내 허구임을 잊고 영화 속으로 빠져든다. 참 신기한 능력이다.
보통은 처음부터 이야기로 진입해 허구임을 망각한 채 영화에 몰입하는 게 보통인데 이 영화는 왜 이런 위험한 시작을 선택했을까? '이건 만들어진 이야기야 그러나 나는 바로 네가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할 수 있어'라는 맥락의 자신감일까? 어찌 됐든 시작부터 새롭다,
영국의 대기근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는 어둡고, 영화음악 또한 독특하다.

영화 내내 세뇌, 잘못된 신념, 잘못된 믿음, 무지, 기적을 만들고 싶은 종교인들 등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떠오른다. 사제도 부모도 위원들도 수녀도 모두가 애나는 선택받은 거라며 애나의 금식을 묵인하고 동참한다.
라이트는 아이를 죽게 내버려 두는 건 끔찍한 일이라고 설득하지만 그들은 그걸 구원이라 말한다.
우리도 수없이 들어봤을 그 말, 이번 생은 짧지만 다음은 영원하다는 말이 잔인하게 들릴 지경이다. 이번 생은 짧으니 대충 살아도 되고, 목숨 따위 아무것도 아니니 다음 영생을 위해 희생해도 된다는 말처럼 들린다.
죄를 지은 오빠를 대신해 금식하길 강요하고, 오빠를 구원해야 하고, 구원받아 둘이 천국에 갈 거라 세뇌하고 강요하는 부모들 그리고 굶어 죽는 아이를 모두가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기적이고 축복이라 포장하는 사제들. 소문을 듣고 구경을 온 사람들 이들은 모두가 공범이다. 월 번의 기사처럼 무지한 다수가 힘없고 선량한 아이를 서서히 죽이는 살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역사상 종교라는 이름으로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수많은 살인과 악행들, 이게 과연 신의 뜻일까?
신이 바란 인간의 모습일까?
종교계 원로들이 애나를 통해 증명하고자 했던 기적은 기적이 아니었다. 정작 기적은 라이트가 애나를 구출해 새로운 삶을 준 현실의 사랑이 기적이었다.



윌은 애나에게 소마트로프를 선물한다. 라이트가 아무리 노력해도 애나 스스로 새장 밖으로 나오려는 의지를 갖지 않았다면 탈출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소마트로프는 애나가 스스로 생각을 바꿔 새로운 아이 '낸'으로 살기를 맘먹는데 중요한 열쇠가 되지 않았을까.

영화에서 가장 시원했던 건 윌 번의 기사 내용이었다.
부모, 의사, 위원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대영제국 어디든 아이들이 도랑과 시궁창에서 죽어가고 있지 않나. 평범한 아이들의 기적을 보기엔 너무 굶주린, 비통한 세상의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