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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영화 싱글라이더 줄거리 결말 후기

싱글라이더 기본정보

2017년 개봉한 이주영 감독의 영화.
나름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증권회사의 지점장 강재훈은 어느 날 본사가 부실채권 판매로 와해되고, 지점으로 투자자들이 몰려와 항의하자 죄책감과 상실감에 빠진다. 텅 빈 집,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아 술 한잔을 마시고 결심한 듯 주소를 손에 적어 가족이 있는 호주로 무작정 떠난다. 그러나 다른 삶을 준비하는 수진의 모습에서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슬픔과 아픔 속에서 그저 지켜만 보는데...
영화 싱글라이더의 지나 사건은 2013년 브리즈번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하고 있던 20대 한국인 두 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장르: 드라마
 

출연

강재훈 역(이병헌)
증권회사 지점장. 
유진아.지나 역(안소희)
유학생
이수진 역(공효진)
강재훈의 아내

줄거리

나름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던 중권회사 지점장 강재훈은 회사가 부실채권 때문에 와해되고, 재훈을 믿고 투자했던 단골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텅 빈 집으로 들어선다. 홀로 사는 남자의 쓸쓸함이 가득 느껴지는 거실을 지나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는다. 깊은 상실감에 축 쳐져있다가 겨우 아내와 아들이 머무는 호주의 주소를 손에 적는다. 무작정 떠나 도착한 호주, 버스정류장에서 노선도를 보고 있던 재훈의 눈앞에 한 여자애가 한 남자에게 길을 묻는다.

마침 같은 방향이었던 재훈은 여자애를 따라 버스에 오른다. 주택가를 두리번거리던 재훈은 마침내 주소지를 찾아내고 현관문을 두드리지만 안에서는 기척이 없다. 집 옆의 마당으로 들어서서 다른 문을 찾아보던 중 안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리자 반가운 마음에 창쪽으로 다가가는데 그 안에서는 웬 남자와 아내가 친근하게 대마초를 나눠 피고 있다. 배신감에 돌아서 나온 재훈은 근처 일식당에 앉아 있는데  아까 본 여자애가 옆에 앉아 통화 중이다. 재훈이 자신의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여자애는 한국애들과 실랑이를 하다 그 무리가 타고 있는 차에 오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재훈은 아까 본 여자애가 비틀거리며 걸어오다가 쓰러지는 것을 본다. 급하게 달려 나가 겨우 여자애를 부축하고 숙소에 여자애를 눕힌다. 그 아이의 이름은 유진아, 한국아이들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재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재훈은 거절하고 아내와의 관계가 의심되는 크리스를 미행한다. 그가 막노동을 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아내가 병원에서 오랜 투병생활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에 또 놀란다.  재훈은 아내 수진을 미행한다. 오케스트라 면접을 보기 위해 버스에 오르는 수진은 행복해 보인다. 

어느새 수진의 집으로 돌아온 재훈은 아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 급히 찾아보는데 동네 노인으로부터 크리스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놀라서 병원을 찾은 재훈은 급한 마음에 뛰쳐나온 맨발의 크리스를 보게 된다. 오랜만에 아들과 대면한 재훈,
걱정 어린 재훈과는 다르게 해맑은 표정으로 기뻐하는 아들을 보며 눈시울을 붉힌다.
그날밤 재훈은 크리스와 수진이 한 침대에서 밤을 보내는 것을 보게 된다. 크리스가 떠난 후 침실에서 영주권 신청서를 본 재훈은 여전히 남편으로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수진은 한국에서 남편과 연락이 안 된다는 전화를 받는다.


 

결말

지나는 환전을 위해 한국인과 거래를 하다가 살해당했다.
재훈은 자신을 믿고 투자한 고객들의 항의에 괴로워하다 자살을 선택했다. 
호주에서 만난 둘은 이미 죽은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후기

주변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아내와 아이들이 외국으로 떠나고 남편은 홀로 남아 돈을 벌어 보내주는 기러기 생활을 이어간다. 아내는 아내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게 힘들고, 남편은 남편대로 홀로 남아 외로운 생활을 견뎌야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멀어진다는 말처럼 남편은 외로움을 참지 못해 바람이 나기도 하고, 넓은 세상으로 나간 아내는 가족을 위해서만 헌신하던 자신에게 회의를 느끼고 늦게나마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거나 바람이 나고... 
사랑은 신기루 같은 감정이고, 연인 혹은 부부사이는 잡히지 않는 평행선 같다. 
집착하거나 잡으려고 하면 달아나고, 무관심하면 어느샌가 옆으로 다가와있고...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가 되고, 덜 사랑하는 쪽은 여유롭게 갑질을 하기도 하고...
둘이 함께 하는 시간 중에 둘 다 만족할 만큼 행복한 시간은 얼마나 되는 걸까?
운 좋은 사람들은 함께 하는 내내 행복할테지만 대부분은 행복한 시간보다 힘든 시간이 더 많은 것 아닐까?
결혼은 새로운 환경에서 책임과 의무가 싹트는 사랑의 시작일 뿐 사랑의 해피엔딩 아니다.  모든 사랑의 끝은 이별이다. 한때는 불 같았던 마음이 변해서 헤어지고, 타이밍이 어긋나서 헤어지고, 좋아해도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헤어지고, 오해로 헤어지고, 혹은 한쪽이 죽어서 헤어지고... 어쨌든 모든 사랑은 결국 다 이별로 끝이 난다. 그럼에도 사랑이 인생에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선물인 것만은 분명하다. 비록 비극으로 끝난다 할지라도 사랑하는 동안에는 행복하니까. 그렇다면 그 사랑에 자존심과 밀당이 필요한 것일까?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남녀의 차이, 사랑의 기술 등 수많은 이론이 난무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본 사람은 알 것이다. 서로 사랑할 때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언젠가 헤어질 거라는 것을 안다면 함께 있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도 알 텐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소한 갈등에 빠져 정작 소중한 시간을 놓쳐버리고 만다.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이 영화에서 재훈과 수진의 사랑은 이중으로 이별을 맞이한다. 수진의 마음이 변해서, 재훈이 죽어서...
이영화의 반전은 재훈은 이미 한국에서 자살을 했고, 호주에 온 것은 그의 영혼이라는 것이다.
아내 수진은 비록 다른 남자를 의지하고 흔들렸으며 심지어 잠자리는 했을지언정 결국은 남편과 함께하는 이민을 신청하려고 한다. 
만약 사랑하는 한쪽이 죽어서 헤어질 경우 마음이 변했어도 그의 죽음이 슬플까? 사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수진은 오열한다. 불과 며칠 전에 크리스와 밤을 함께 보냈으면서 말이다. 수진의 눈물은 재훈과 그렇게 빨리 이별하게 될 줄 모르고 순간의 감정에 빠져 소중한 것을 놓친 눈물이 아니었을까?  너무 가까워서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존재, 다시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남편. 


 아내의 변심을 확인한 재훈은 홀로 떠나는 저승길 만큼이나 마음도 쓸쓸했을 것 같다.  비록 영화에서는 수진이 영주권 신청서에 재훈의 이름을 함께 적은 것으로 결국 재훈을 선택했다는 장치를 해놓았지만...